Los requiebros (사랑의
속삭임) 한국어로 번역하기 힘든 스페인어 표현인 Los requiebros는 속삭이면서 연인의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구애의
모습을 뜻한다. 고야의 ‘카프리초(Capricho)’와 ‘탈 파라 쿠알(Tal para cual)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음악으로서,
고야의
출생지방인 아라곤의 무곡인 호타(jota)를 연상시킨다. 18세기 토나딜랴(tonadilla)로부터 차용한 두 개의
프레이즈를
기본으로 한 변주곡으로서 장식음과 리듬을 제대로 다듬어내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In Coloquio en la reja (창가의
대화) 집 안에 있는 여인과 그녀를 찾아온 죄수가 나누는 은밀하고도 비극적인 대화라고 말할 수 있다. 오른손
멜로디는 사람의
목소리를 연상시키고 왼손은 기타 반주를 묘사한다. 사람의 목소리와 기타가 밤 공기를 물들이는 변화무쌍한 색채들의
극적인 반목이 인상적이다.
El fandango de candil (등불 옆의
판당고) 서서히 그리고 리드미컬하게 춤추고 노래부르는 것처럼 묘사되어야 한다고 작곡가는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지배적인 정서는 고양되고 용감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판당고 특유의 강렬함과 그라나도스 특유의 우아함이
결합된 이 악장에서는 기타 주법을 연상케 하는 음형이 점진적으로 매혹적인 옷자락을 흩날린다.
Quejas, o la maja y el ruisenor (비탄, 또는
처녀, 그리고 나이팅게일) 발렌시아 지방의 민요를 바탕으로 한 일종의 녹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스페인 피아노
음악과 낭만주의 시대의 피아노
음악을 통틀어 가장 시적이고 서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 음악은 멜로디와 이에 대한 변주로 구성되어 있다. 아름다운
처녀가 그녀의 나이팅게일을 위해 노래부르고, 그 새는 마지막 카덴차에서 리스트풍의 노래로 화답한다. 악보에
지시된
멜랑콜리의 정서가 극대화된 명대목이다.
El amor y la muerte ? Balada (사랑과 죽음 -
발라드) 2권의 첫 곡은 사랑과 죽음에 관한 발라드다. 다시 말하자면 풍부함과 고귀함에 대한 심오한 노래이자
야만적인 동시에
미스테리한 존재에 대한 동경이다. 그라나도스의 가장 개성적인 솜씨가 발휘된 작품으로서 고야의 유명한 [카프리초스]
연작 가운데 하나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작곡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고예스카스]의 모든 주제들은 ‘사랑과 죽음’과
관련되어 있다. 극심한 고통, 향수어린 사랑, 비극적인 결말인 죽음. 중간 부분에서는 ‘비탄, 또는 처녀, 그리고 나이팅
게일’과 ‘사랑의 속삭임’의 주제가 등장하며 이 드라마를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슬픔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
중략)… 마지막 코드는 행복의 포기다.” 한편, 이 부분에는 ‘고통을 겪은 행복인 것처럼 매우 표현적으로’라는 지시가
적혀 있다.
Epilogo : Serenata del espectro (에필로그 :
유령의 세레나데) 오페라로 각색되지 않은 유일한 악장으로서 로마 카톨릭 교회에서 사용하는 디에스 이레(Dies
Irae)를 사용했다. 기타를
켜며 사라지는 유령과 불확실한 부드러운 감정들을 묘사한 대목으로서, 그로테스크하고 모호한 분위기가 지배적인
알레그로다. 이 작품의 의미 또한 정확하게 해석하기 어렵다.
El pelele (지푸라기
인형) 고야의 같은 제목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 스페인의 대중적인 장난감인 지푸라기 인형은 이 음악에서
즐거움과
함께 아이러니함을 던져준다. 토나딜랴의 정서가 지배하는 위풍당당한 효과를 가진 모음곡의 종곡으로서 오페라에서는
도입부로 사용되었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이 곡은 [고예스카스]의 일부는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이 모음곡의 부속물로서
마지막에 위치한다.
추천음반 그라나도스의
[고예스카스]의 관한 한 알리시아 데 라로차의 권위는 절대적이다. 그녀는 그라나도스인 제자인 프랑크
마샬로부터 스페인적 요소의 정통성을 물려 받았던 만큼 데 라로차가 만들어내는 리듬과 뉘앙스, 열정과 우수에 비견할
만한 피아니스트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의 70년대 DECCA 녹은 작품에 대한 이상적인 해석을 보여주는
명반으로 명성이 높고, RCA에서의 마지막 녹음은 음색에 대한 한층 심오한 관점을 보여주는 명연이다. 에두아르도 델
푸에요의 역사적인 녹음(Philips)도 훌륭하고 포르투칼 출신의 피아니스트인 아르투르 피차로의 신보(Linn)도 적극
추천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