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보르작과 같이 많은 작품을 남긴 작곡가가 동시에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개작하는데 힘썼다는 사실은 놀랍다.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두번째 피아노 5중주의 공통적인 특징은 흥미롭게도 방법은 달랐으나 모두 개작의 결과로 잉태된 작품이라는 점이다. 작곡가로서 원숙의 경지에 올랐을 때에도 드보르작은 한편으로 출판업자들의 요청에 의해,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음악의 풍부함을 더하기 위해 젊은 시절에 작업한 작품의 개작에 적극적이었다. 드보르작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하는 과정에서도 개작의 방법이 취해졌다. 드보르작은 이 곡을 슬라브 춤곡의 첫번째 세트의 엄청난 성공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빠르게 얻고 있을 때인 1879년의 여름동안 작곡했다. 그는 브람스의 우정어린 소개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던 독일의 출판업자를 소개 받았으며, 아울러 광범위한 음악세계의 영향력 있는 친구들을 소개받았다. 이들 가운데 한명이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브람스의 친구인 요제프 요아힘(Joseph Joachim)이다. 드보르작은 1879년 7월말 요제프 요아힘을 방문할 동안 협주곡에 대해 논의했고, 이당시 요제프 요아힘은 드보르작이 꼼꼼하게 작업했던 무수한 개작품을 추천했다. 심지어 작곡가가 협주곡의 음악적인 구조의 모든 양상을 다듬은 이런 광범위한 변경조차도 출판업자인 프리츠 심록의 조언자인 로버트 켈러(Robert Keller)에게는 불충분했으며, 그는 느린악장으로 바로 진행되는 것 보다는 첫번째 악장에 새로운 종지부를 원했다. 드보르작이 조정을 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는 이미 지나갔고, 변화를 꾀하기를 거부했는데 적어도 첫번째 악장과 두번째 악장을 이어주는 패시지가 이 협주곡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 가운데 하나라는 점이 아마도 작용하였으리라 짐작된다. 프리츠 심록은 작곡가의 판단을 받아들였고, 1883년 그 작품은 최종적으로 출판되었다. 아마도 요제프 요아힘은 로버트 켈러와 모종의 합의를 했으리라 짐작되는데, 그가 협주곡의 헌정자였음에도 결코 대중앞에서 이 작품을 연주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작품은 1883년 드보르작의 친구인 체코의 바이올리니스트 프란티세크 온드맄(Frantisek ondricek)이 초연했다. 드보르작의 기준에 따르더라도 이 협주곡은 풍부한 서정성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첫번째 악장은 오케스트라의 힘찬 합주에 화답하는 바이올린의 씁쓸하면서 달콤한 선율로 대담하게 시작한다. 독주자와 오케스트라간의 주고 받음은 이 악장의 주요부분으로 이끌어나가는데, 이곳에서 바이올린은 이례적으로 침묵을 지킨다. 자그마한 카덴차는 느린악장으로 절묘하게 이어지기 시작하고, 이 부분의 절묘한 선율은 폭풍우같이 몰아치는 단조의 중심부를 이루는 에피소드가 등장하며 중단된다. 16년 뒤에 작곡될 첼로 협주곡의 느린악장이 바로 예견되는 부분이다. 결말부는 한해전에 작곡된 슬라브 춤곡의 세계와 유사하다. 체코의 furiant의 교차운율로 수놓아진 주제부를 가진 매력적인 선율은 상쾌한 종결을 짓기 전 다채로운 에피소드의 틀을 제공한다. 드보르작의 하나밖에 없는 Violin Concerto in A minor,op.53 . 어떤 분들은 촌스럽다든가 (왜냐하면, 드보르작이 시골 냄새가 나기 때문이죠) 아니면 너무 일반적이고, 통속적인 곡이라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3대 바이올린 협주곡이라고 불리는 베에토벤, 브람스, 멘델스존의 곡 못지않게 좋은 곡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곡의 치밀함,자유로운 소나타 형식 속에서도 모든 악기가 연출해내는 아름다움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지요. 여기서도 유례없이 드보르작 특유의 촌티(?)는 유감없이 표현됩니다. 그것이 더 정답게 느껴지는 지도 모르죠.
제 1악장 : Allegro ma non troppo 이 곡이 다른 협주곡들과 형식상의 차이가 있다면, 제 1악장의 처음 부분이죠. 브람스등 여러 바이올린 협주곡을 보면 처음 독주 파트가 나오기까지 다른 악기들이 오랜 동안 전주아닌 전주를 연주하게 되지요. 그러나 이 곡은 처음에 모든 악기가 총동원되어 한 음절을 연주한 후 곧바로 바이올린 독주가 나옵니다. 사라사테가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2악장을 혹평할 때 오보의 긴 연주를 어떻게 바이올린 연주자가 멍청히 들을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을 이 곡에서는 여지없이 불식시키지요. 중간 부분에 보면 오보소리와 어울려 바이올린이 연주되는 곳이 있지요. 참 좋은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바이올린의 독주는 마치 잔잔한 파도 위의 한 척의 배와 같이 평화롭고 물흐르 듯 실려가게 됩니다.매우 화려하면서도 내면에 위치한 따뜻함이 절로 느껴질 겁니다. 1악장의 끝은 호른 소리와 함께 끝나게 됩니다만, 2악장으로 넘어갈 때 아타카로 연주되어 이것이 1악장의 연속인지 혼동하게 됩니다. 이 부분 때문인지 곡을 헌정 받은 브람스의 절친한 친구였다던 요아힘은 이 곡을 한번도 연주하지 않았다 합니다. (자신이 조언한 것과 다르게 되었거든요)
제 2악장 : Adagio ma non troppo 약간 서글픈 듯한 음색의 바이올린과 그 뒤의 목관악기들의 어울림이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들려오는 플루트 소리가 왜 그렇게 따스하게만 느껴지던지. 가슴을 쥐여 짜는 듯한 바이올린 음색은 좋기만 합니다. 그 후에 바이올린 소리와 함께 같이 울리는 호른 소리에 귀 기울여 보시지요. 후반부로 가게 되면서 전 악기가 동원되면서 받쳐 가는 건 트럼펫입니다. 마지막으로 호른 소리와 함께 바이올린 독주는 나아가다가 조용하게 2악장을 마치게 됩니다.
제 3악장 : Finale. Allegro giocoso, ma non troppo 처음부터 바이올린 독주가 연주되면서 뒤에서 받쳐주는 현악기 군들과 함께 어울려 아주 생기차게 출발합니다. 흥겨운 주제가 지난 후 주로 현악기로 구성된 따뜻한 주제가 계속되고 다시 흥겨운 주제로 들어갑니다. " 빠른 4분의 3박자의 푸리안트 리듬이 이스테소 템포로 변하면,이어서 둠카도 나타난다." 그 후 플루트가 약간 바이올린의 음을 따라가다가 멈춘 후, 마지막 finale 를 향해 모든 악기가 힘차게 달려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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