音樂/장르별 음악자료

진부하지 않은 캐럴

윤일란 2009. 12. 26. 04:28

                

 

 

닉 혼비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어바웃 어 보이>를 보면

주인공 윌(휴 그랜트)이 가수였던 아버지의 크리스마스 시즌 히트곡 달랑 하나만으로

얼마나 편안하고 우아하게 백수로 먹고살 수 있는지 보여준다.

 
 



List

<머라이어 캐리>
        ‘All I Want for Christmas’
<러브 액츄얼리>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밥 딜런>
        ‘Christmas in the Heart’
<배리 매닐로>
        ‘In the Swing of Christmas’
<해리 코닉 주니어>
        ‘What a Night’
<에디 히긴스 트리오>
        ‘Christmas Songs’
<클레망틴>
        ‘Sweet Illumination’
<요요마>
        ‘Songs of Joy and Peace’
<안드레아 보첼리>
        ‘My Christmas’



좋은 동네에 위치한 번듯한 집, 비싼 옷, 좋은 차. 크리스마스 캐럴 하나가 그렇게 위대했던가? 아무리 좋은 멜로디의 팝송이라도 매년 한 달 동안 거리에 울려 퍼진다면 스피커를 폭파하겠다는 은밀한 계획을 짤지도 모르는데, 누군가 두뇌를 열고 ‘크리스마스에는 캐럴을 무조건 받아들여’ 하는 칩을 넣어두지 않고서야 해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흘러나오는 거기서 거기인 캐럴을 마냥 받아들이고 있다는 건 신기할 따름이다.

교회의 캐럴을 제외하면 사실 크리스마스 음악 가운데 히트 송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다. 몇 십 년 동안 ‘White Christmas’를 남녀노소 불문하고 불러온 우리가 아닌가. 머라이어 캐리가 1994년 크리스마스 음악 앨범을 발매하지 않았더라면 <러브 액츄얼리>의 귀여운 꼬마들이 도대체 무슨 노래를 부를 수 있었겠는가? 10년 넘게 머라이어 캐리 목소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가 얼마나 지긋지긋했는지 생각해봐라. 크리스마스 선물 하나를 사려고 명동으로 쇼핑을 나서면 숍과 노점상에서 흘러나오는 그녀의 목소리를 과장 보태지 않고 스무 번 넘게 들을 것이다. 귀여운 꼬마의 목소리가 들려주는 <러브 액츄얼리> 속 이 노래는 익숙한 동시에 신선했다. 그래서인지 머라이어 캐리는 이 앨범을 2007년 리마스터링해 발매하기도 했다.

거기서 거기인 노래들인 것 같지만, 어떤 가수가 노래를 불렀느냐에 따라, 어떤 장르로 탈바꿈했느냐에 따라 크리스마스 앨범도 느낌을 달리한다. 물론, 그들의 앨범에는 고전 캐럴 이외에 새로이 작곡한 캐럴도 담겨 있다. 예전 남자친구가 선물했던 조니 캐시의 크리스마스 캐럴집은 슬프고 처량해서 특별히 조증이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외로운 크리스마스를 더욱 외롭게 지내게 될 것 같아서 그리 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의 세상에 찌든 목소리는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해 나온 포크 싱어 밥 딜런의 <Christmas in the Heart>는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불러주는 크리스마스 캐럴이라고 보면 된다. 살아 있는 전설이 되어버린 밥 딜런의 정규 앨범이기도 하니, 그의 현재를 다시금 확인해보길. 배리 매닐로의 새로운 크리스마스 음악 앨범 <In the Swing of Christmas>는 그가 재작년 녹음한 달콤하고 감미로운 재즈 발라드다. 사실, 로맨틱한 크리스마스 음악용 보이스라면 단연 그의 목소리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뭐니 뭐니 해도 캐럴에는 재즈가 가장 어울리는 장르가 아닌가 싶다. 해리 코닉 주니어가 작년 발매한 재즈 캐럴 <What a Night> 역시 스윙풍의 신나는 캐럴이 뮤지컬처럼 구성되어 있으니 크리스마스트리 장식하는 시간에 꽤 어울린다. 지난여름 폐암으로 아쉽게 타계한 피아니스트 에디 히긴스를 중심으로 한 에디 히긴스 트리오의 <Christmas Songs> 앨범은 남산 근처의 작은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흘러나올 법한 밥 스타일의 재즈 명반이다. 오랜만에 촛불을 켜놓고 남자친구에게 직접 만든 스테이크를 대접할 예정이라면 그의 음반을 CD 플레이어에 넣어야만 한다. 사실, 굳이 크리스마스 캐럴 앨범이 아니더라도 에디 히긴스의 음악은 따뜻한 페치카가 있는 겨울 풍경에 사뭇 잘 어울린다. 이 외에도 프렌치 재즈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클레망틴의 <Sweet Illumination>으로 보사노바와 재즈, 팝이 뒤섞인 그녀만의 목소리를 향유할 수 있다.

클래식이라고 크리스마스와 무관할 수만은 없다.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첼리스트 요요마와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의 크리스마스 앨범이 그것이다. 작년에 발매되어 인기를 모으기도 했던 요요마의 앨범 <Songs of Joy and Peace>는 자신의 데뷔 30주년을 기념하여 다이애나 크롤, 제임스 테일러, 크리스 보티, 르네 플레밍, 조슈아 레드맨, 데이브 브루벡 등 장르와 지역을 초월한 다양한 아티스트와 함께한 초대형 겨울 축가라 할 만하다. 팝 스타들과의 크로스오버를 마다하지 않는 안드레아 보첼리도 마찬가지다. 이번 겨울의 가장 핫한 크리스마스 앨범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My Christmas>에는 나탈리 콜과 듀엣으로 부른 ‘The Christmas Song’과 메리 제이 블라이즈가 피처링한 ‘What Child is This’도 수록되어 있으니, 클래식이 살짝 부담스러운 사람들도 함께 즐길 만하다.
 
 
 

<출처;tong.nate 네이트 우수 블로그 왕관이예요justin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