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막이 실내를 메우고 있는 새벽
헝클어진 머리를 굼뜬 동작으로 쓸어 올리고
더디게 잠을 털며 포트에 물을 대니
시냇물 소리가 납니다
버튼을 눌러 놓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물 끓는 소리를 놓쳤죠
길 잃고 헤매는 커피 알갱이
커피잔에서 크림도 따로 놀겠죠
다시 버튼을 눌러 놓고
통통한 포트에서 물 끓는 소리를 듣습니다
산등성이 위로 붉은 기운이 드넓게 펼쳐지니
동쪽 유리창도 불그레해지네요
그제야 커피잔에 김이 오르고
아, 언제 맡아도 참 좋은 느낌
참 좋은 냄새
놓칠 수 없는 따스한 아침입니다
참 좋은 느낌 ... 김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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