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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남성독신보감

윤일란 2007. 9. 1. 01:20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출간일
2007.7.25
장르
시/에세이/기행 베스트셀러보기
책 속으로
남자들도 이제 혼자 사는 훈련이 필요하다 궁상맞지 않게, 여자들 잔소리에서 벗어나 당당하고 멋지게 살기 위한 남자생활백서...
이 책은..
나의 평가
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

(별점평가는 하지 않습니다.)

 

올해 4월부터 일본에서 흥미로운 제도가 시행되었습니다. 바로 '연금분할제도'입니다. 그동안은 전업주부가 이혼을 할 경우 남편은 직장생활하면서 납입했던 퇴직연금을 전액 수령하지만 배우자의 경우는 소액의 기초연금만 수령이 가능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세상이 바뀌었죠. 지금은 전업주부의 경우 남편의 퇴직연금을 최대 50%까지 나누어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그동안 경제적인 이유로 이혼을 결심하지 못했던 일본의 중년여성들이 본격적인 황혼이혼을 준비하고 일부는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하네요. 도대체 그동안 일본의 가정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을까요?

 
이런 현상의 중심에는 바로 은퇴남편 증후군(RHS, Retired Husband Syndrome)이 있습니다. 남편이 은퇴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아내의 스트레스 강도가 높아져 몸이 자주 아프고 극도로 예민해 지는 현상을 일컫는 말인데 1991년 일본의 노부오 쿠로카와(Nobuo Kurokawa) 박사가 처음으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쿠로카와 박사에 따르면, 노년기의 일본 주부의 60% 이상이 RHS에 걸려 있다고 하는군요. 이런 현상이 절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것이 바로 일본 남편들의 가부장적인 성격때문에 생긴 증후군입니다. 남편의 목소리가 높은 전형적인 가정에서 아내는 숨죽이며 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남편의 은퇴 이후 많은 시간을 함께 하게 되면서 아내의 스트레스가 참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게 된 것이죠.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우리네 현실때문인지 시집살이보다 더 괴로운 '남편살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답니다.
 
이처럼 '젖은 낙엽'이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남은 인생을 살거나 여전히 목소리를 높이다 황혼이혼을 당하지 않으려면 남자들에게 뭔가 대책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일본의 소설가겸 탤런트로 톡톡 튀는 중년으로 살아가는 저자는 '남성독신보감'이라는 책을 통해서 중년남자들의 생존비법을 말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저녁에 잠이 들 때까지 모든 생활을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가장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내가 살아 있을 때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당하고, 아내가 먼저 죽으면 빠른 속도로 일상이 붕괴되어 오래지 않아 죽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그동안 터득한 생활의 비법을 통해 부부가 함께 오래도록 행복한 노후를 보내라고 기획의도를 밝히고 있습니다.
 
자, 그럼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는 다섯 가지 생활습관을 소개합니다.
 
1) 요리하는 즐거움을 배워라
별안간 스스로 식사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처지가 된 유부남은 균형 잡힌 영양 섭취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레토르트 식품이나, 뚜껑만 따면 바로 젓가락질 할 수 있는 가공식품 따위를 선호한다. 아내를 먼저 보내고 홀아비가 된 남자들의 꼴사납고 비참한 모습을 목격하거나 소문으로 들으면서, 나는 이루 말로 표현하지 못할 공포를 느껴야 했다.
 
2) 주변환경을 깨끗하게 하라
지나치게 몸가짐에 신경을 쓰지 않아 스쳐 지나갈 때 불결한 느낌을 안겨주는 고령자가 의외로 많다. 정신의 황폐함이 옷차림에 그대로 드러난다고 해야 할 형편없는 차림새랄까. 생활공간을 청결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그것을 실천해가면, 자신의 마음까지 정화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3) 운동을 통해 노화를 막아라
중.노년층의 사람들은 문득 정신이 들면 본인 스스로 깜짝 놀랄 정도로 다리와 허리가 약해졌음을 알아차린다. 나중에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늦는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으니 부디 즐거운 마음가짐으로 다리와 허리를 단련하는 운동에 나서길 빈다. 그 효과를 부상을 예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음까지 신선하게 만들어 인생의 행복을 만끽하게 할 것이다.
 
4) 홀로 여행하라
한창 일한 시기의 중년 남성들이여! 은퇴하기 전에 부지런히 여가를 만들어 노숙자 기분으로 홀로 여행길에 나서라. 이 모진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어지간한 상처를 입어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이 느긋한 세상은 당신에게 풍족함을 안겨줄 것이다. 즉 당신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줄 만남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5) 나에게 몰두하라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과 가까운 이들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사회생활을 함으로써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르시시스트의 습관이 몸에 배면 아름다운 것, 소중한 것, 뛰어난 것 등에 감정이입하기가 수월해진다. 감정이입하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받아들여 진심으로 감상하며 즐길 수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그렇고,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도 언젠가는 은퇴를 하셔야 합니다. 워낙 경제적인 부분조차 준비가 안 된 분들이 많기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돈만이 은퇴준비의 전부인양 소개가 되고 있지만 행복한 노후, 행복한 은퇴에는 돈 말고도 많은 부분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취미나 친구, 봉사 같은 것들이 포함이 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부부간의 애정을 다시 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여러분이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하며 보냈던 시간의 몇 배를 배우자와 24시간 함께 붙어 있으며 보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주장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상식과는 다르게 혼자서도 거뜬히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배우자와 더 조화롭게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혼자 잘 사는 훈련이 함께 잘 사는 훈련이기도 하다는 점은 여러가지로 많은 생각이 들게 하네요.
 
One Day
One Book
One Review
  
2007.8.31.
북코치 권윤구 ( www.bookcoach.kr )의 955번째 북코칭
 
인상깊은 구절 :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난 대다수의 남자들은 노화에 가속도가 붙은 양 삶의 의욕이 사라져간다. 그리고 그런 유형의 남자는 거의 90%가 평소 폭군 남편이자, 가정을 돌보지 않는 일 중독자들이다. 그들은 세세한 신변 정리의 하나부터 열까지 아내의 보살핌을 받았던 사람들이다. 그중 가장 비참한 경우는 정년퇴직을 하거나 명퇴 당하여 직장에서 밀려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마저 잃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순식간에 생명력 자체를 상실하고, 심신이 급격하게 노화되어 간다. 홀로된 뒤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의식주 전반에 걸쳐 스스로가 적절한 '관리'가 가능한지 아닌지에 달려 있다.
  
한국남자와 한국여자의 평균수명은 무려 7.4년의 차이가 난다. 일본도 약 7년의 차이가 난다. 이런 차이는 생물학적 차이가 아니다. 세계 평균은 4.4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한국남자나 일본남자들은 생물학적 차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일찍 죽는 것일까? 우주의 질서와 세계평화를 지키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모여 앉으면 정치이야기, 경제이야기뿐이다. 아무도 부여하지 않은 이 엄청난 의무를 감당하다 보니, 정작 자신의 행복을 챙기는 데는 너무 무지하고 무능력하다. 한국사회가 불행한 이유는 혼자서는 절대 행복하게 살 수 없어 보이는 이들이 국가와 민족의 행복을 위하겠다면서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당신, 혼자서도 정말 재미있게 살 자신 있어?"
출처 : 북코치책을말하다
글쓴이 : 북코치권윤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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