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속으로

지도와 함께 읽는 중국사 개설서 입체적인 역사 체험을 제공하는『아틀라스 역사』시리즈. 시간 중심적인 역사 서술을 탈피하고, 시간과 공간을 대등하게 아우르며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재구성한 역사책이다. 상세한 텍스트와 생생한...


이 책은..

나의 평가





(별도의 별점평가는 하지 않습니다.)
책이 일단 저희집 안으로 들어오면 웬만해서는 밖에 내보내지 않지만 그래도 살다보면 몇번의 대방출은 있게 마련입니다. 그게 이사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인생의 대전환을 맞이하는 시점에 물갈이가 필요한 때도 있습니다. 제가 사법고시 준비를 완전히 중단하고 다른 길을 걷고자 결심할 때도 그 중의 하나였습니다. 고시관련 서적들을 포함해서 이미 읽었지만 나중에 다시 읽을 가능성이 없는 책들을 정리했는데 그 중에서도 끈질기게 생명을 부지한 놈이 바로 사회과부도입니다. 학교 다닐 때는 외워야 할 것이 너무 많고 성적도 그리 흡족하게 나오지 않아서 역사과목을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마음 한 켠에 그때 열심히 할 걸이라는 후회가 남는 과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회과부도를 쉽게 못 버리나봐요.
이후 저에게 새롭게 역사지도의 매력을 보여준 책은 생각의 나무에서 펴낸 '조르주 뒤비의 지도로 보는 세계사'였습니다. 공간적으로 같은 지역일지라도 시대에 따라 변하는 지명들, 그리고 평면적이고 정적인 역사의 단면이 아니라 흐름과 밀집, 공방을 담아내는 역사지리의 매력에 푹 빠진 것이죠. 지금 쓰고 있는 '아틀라스 중국사' 역시 지도를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사계절의 아틀라스 시리즈 세번째 이야기입니다. 안타깝게도 아직 세계사와 한국사 편을 구하지 못했는데 열심히 돈을 모아서 꼭 소장하고 싶네요. 이런 책들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읽을거리이지만 관련한 다른 책들을 볼 때 레퍼런스로 쓰면 더욱 파워풀한 효과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모두 96개의 테마가 테마당 펼친 2페이지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지도를 넣을 공간을 넓게 활용하기 위함인데 신경을 많이 썼더군요. 지도와 도판이 시원시원하게 들어가 있어서 보기에 좋지만 역시 역사서술은 조금 빈약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삼국지 시대는 p46~p47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 방대한 내용이 약간 허무한 느낌이 들 정도로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는지라 다시 삼국지를 꺼내들고 싶은 생각이 무럭무럭 솟아났답니다. 중국사 전체에 대한 개설서로 읽으시고 보다 풍부한 내용의 기본서를 읽으시면서 이 책을 레퍼런스로 쓰시길 권합니다.
240쪽으로 구성된 '아틀라스 중국사'는 약 1만 년 전 지구상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면서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2001년 중국의 WTO가입까지 중국대륙에서 일어난 오만가지 천태만상을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 이 시도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한국인의 시각으로 지도를 매개로 중국사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는 첫번째 책이라는 점입니다. 중국사 개설서를 이미 읽어보신 분이라도 충분히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인상깊은 구절 :
당의 창업자는 고조 이연이지만, 수 말기의 반란 세력을 진압하고 실질적으로 창업을 주도했던 인물은 당 태종 이세민이었다. 그의 정치는 이상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반드시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그의 부도덕한 행위는 수 양제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 그럼에도 그는 천하의 명군으로, 양제는 폭군으로 후대에 정형화되었다. 이는 명군과 폭군의 구별이 반드시 공적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 명군이 되려면 최소한 정치적 승자가 되어야 하고, 후손들이 오랫동안 계속 집권하여야 하며, 생애의 '뒤끝'이 좋아야 하는 것이다.
이웃 나라의 경우, 자국의 역사지도를 만드는 데 30여 년이 걸렸다. 그렇게 긴 시간 공을 들여 만들었는데도 그 역사지도책을 볼 때마다 아쉬움을 느끼돈 한다. 그만큼 역사지도책을 만들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역사지도란 역사학자와 지리학자의 공동작업에 의해 이룩되어야 한다. 한국에서는 아직 역사학에서 역사지리학 전공자가 전무한 상태이며, 지리학 방면에서도 그리 왕성한 분야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척박한 학문적 환경은 오늘내일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출처 : 북코치책을말하다
글쓴이 : 북코치권윤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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